무 덤
가을 햇살이 따사롭던
고즈넉한 동해안가에
이름없는 무덤 하나 있었지
어떠한 사치도 치장도
흔해빠진 비석도 하나 없이
흙과 잔디만으로 덤덤히
저녁 노을은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고
산새들 둥지를 찾는 시간이었어
계절에 취해 헤매던 나는
그의 조그만 안식처를 발견하고는
그만 발걸음을 멈추었었지
어떤 보이지않는 사슬에 묶인듯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나는 옮길 수 없었어
초가을의 무심한 바람은
무덤의 마른 풀잎을 쓰다듬고
그의 집이 자꾸 초라하게 느껴졌지
완전하고 영원한 고독
철저한 소진으로 남겨진 자취
인생의 무게만큼 허무가 몸서리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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