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18

문복산 가는 길

문복산 가는 길 / 강안개 울산 옥동 집에서 출발하면 정확히 35.2 km 거리를 가야 한다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옛날 사람들의 기준으로 계산하면 거의 백리나 되는 거리이다 농장을 일구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멀기도 하거니와 꼬불꼬불한 산길이라서 운전하는 것이 힘들었다 자주 다니다 보니 이제 익숙해지고 운전하는 묘미까지 느껴진다 오월의 어느 날 문복산 농장 가는 길 길가에 핀 화사한 붓꽃이 나를 반긴다 아~ 붓꽃이 지천으로 피는 마을

문학 2023.05.21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르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 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문학 2023.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