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경주관광- 외국 관광객 모시고 가이드업무 수행중...

강안개 이대희 2010. 3. 31. 20:16

I have been to Gyeongjoo, guiding foreign tourists.

 

때 늦은 춘설을 머금고있는 대나무

Bamboo covered with late come spring snow

 

 

 

 

깊숙한 눈매로 금빛 아침을 기다리는

수국의 꿈처럼

꽃과 이슬이 동트는 들녁같은

서로의 가슴 언저리

눈부신 생명의 꽃불이 핀다.

 

나직이

바람이는 수면의 풍성한 물결속

쏟아지는 햇살과 내려가는 눈빛들과

하늘을 안을 너와 나의

타는 듯한 잎술에

뜨거운 삶의 노래는 흘러서 넘치는...

 

물든 플라타느스잎들이 줄지어 선

어느 길녘에서의

그 희열로 와 닿던

사랑모은 눈망울이여-

어제도 오늘도

기인 긴 밤마다

내일의 푸른 삶을 잇는

소중히 꿈꾸는 마음으로

너를 위해 어여쁜 무늬를 수 놓는다.

 

너와 나

빚어내는 정열의 가슴만한 빈 터엔

겨울에도 꽃피울 수 있는

사랑나무를 가꾸자.

 

 

 

 

 

 

 

잠깨는 들판

 

봄이 다한 밤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가득합니다.

 

무수한 별빛들이 허물어져

하나의 빛으로 잦아드는 시간이면

잠깨는 들판에서 생명의 기쁨을 맞습니다.

 

이슬 젖은 수선화가 애절하고

여명 깃든 소나무 숲이 신비롭고

이름 모를 풀들이 생기를 찾습니다.

 

 

 

 

 

 

 

불국사 백운교

Bakwoon Bridge at Bulguk Temple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Song of Myself / Walt Whitman

      나의 노래 / 월트 휘트먼

 

...Agonies are one of my changes of garment,

...고뇌는 내가 갈아입는 옷 중 하나이니,

I do not ask the wounded person how he feels,

나는 상처받은 사람에게 기분이 어떤지 묻지 않는다

I myself become the wounded person,

나 스스로 그 상처받은 사람이 된다

My hurts turn livid upon me

내 지팡이에 기대어 바라볼 때

as I lean on a cane and observe...

내 상처들은 검푸르게 변한다...

 

 

 

 

 

 

소금인형 /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경주 불국사 후문에서

In front of the Back Gate of Bulguk Temple

 

 

 

 

선덕여왕 촬영장

Studio for King Seondeok

 

 

 

구월이 오면 /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을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간다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추일서정(秋日抒情) 1. / 김광균

 

가을풀 길길이 누운 언덕 위에

소월(素月)은 무명옷을 입고 서 있다

남시(南市)의 십년(十年)을 떨치고 일어나

흰구름 오가는 망망한 남쪽 바라다보며

원망이 서린 두 눈에 눈물이 고이어 있다.

꿈을 깨고 일어나 창문을 여니

창 밖에는 가을이 와 있었다.

돌담 위에 서린 안개 속에

가지마다 휘어진 감들이 보인다

팔, 구월에 달려 있던 청시(靑枾)들

알알이 등불을 켜고

감나무는 절반이 가을 하늘에 잠기어 있다

아 ― 어느 보이지 않는 손이 열매를 맺게 하고

조용히 지상(地上)을 지나간 것일까.

어둡고 지루한 겨울을 맞이하기 위하여

나뭇잎들은 황엽(黃葉)이 지고

사람들은 가을 도배를 하고 새옷을 꺼내 입는다

허망히 떠나가는 한 해를 다시 보내며

괴로운 세월(世月)에 부대끼는 사람들

그들의 지붕 위에

다사로운 가을 햇빛이 내리고 있다.

창문을 닫고 들어앉아

처마끝을 지나가는 바람 소릴 듣는다

가을은 찬바람을 몰고 와

지상(地上)에 모든 것을 조락시키며

무한한 곳으로 떠나나 보다.

 

 

추일서정(秋日抒情) 2.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 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열쇠 / 도종환

 

세상의 문이 나를 향해 다 열려 있는 것 같지만

막상 열어보면 닫혀 있는 문이 참 많다

방문과 대문만 그런 게 아니다

자주 만나면서도 외면하며 지나가는 얼굴들

소리 없이 내 이름을 밀어내는 이데올로그들

편견으로 가득한 완고한 집들이 그러하다

등뒤에다 야유와 멸시의 언어를

소금처럼 뿌리는 이도 있다

그들의 문을 열 만능 열쇠가 내게는 없다

이 세상 많은 이들처럼 나도

그저 평범한 몇 개의 열쇠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두드리는 일을 멈추진 않을 것이다

사는 동안 내내 열리지 않던 문이

나를 향해 열리는 날처럼 기쁜 날이

어디 있겠는가 문이 천천히 열리는

그 작은 삐걱임과 빛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소리

희망의 소리도 그와 같으리니

 

 

 

 

 

 

늦깍이 / 도종환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깨달음 때문에 고통은 깊어 갑니다

이별이 온 뒤에야 사랑을 알고

사랑하면서 외로움은 깊어 갑니다

죽음을 겪은 뒤 삶의 뜻 알 것 같아 고개를 드니

죽음이 성큼 다가섭니다

우리가 사는 이 짧은 동안

잃지 않고 얻는 것은 없으며

최후엔 또 그것마저 버리게 됩니다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보문 호수

Lake Bomun

 

 

 

 

 

왕릉

King's Tomb

 

 

 

 

천문대 - 첨성대

Astronomical Observatory - Cheomseungdae

 

 

 

 

 

석빙고

Seokbinggo - Ancient Refrigerator Made of Stone

 

 

 

 

 

- 김춘수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포석정

Poseokjeong

 

 

 

 

 

 

포석정에서 바라본 경주 남산

View of Gyeongjoo Mt. Nam from Poseok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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